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경험담아, '국제지침서 역할' 기대
[보건타임즈] '대한민국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얻은 교훈과 경험(Lessons from a COVID-19 hospital, Republic of Korea)'을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이 WHO(세계보건기구)가 발간하는 온라인 저널 Bulletin of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2020. 12월호)에 발표돼 화제다.
이 논문 집필자는 조치흠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장(사진)이다.
조 병원장은 대구지역에 코로나19가 겉잡을 없을 지경으로 퍼져 크게 유행했을 당시, 계명대 동산의료원 산하 3개 병원 중 대구동산병원이 2020년 2월 21일부로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자, 비상대책본부장을 맡아 하루 만에 병원 건물 전체를 C19 환자를 위한 진료공간으로 빠르게 변경, 전체 운영을 진두지휘해 온 주인공이다.
이로써 대구동산병원은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병원건물 전체를 코호트 건물로 지정한 국내 첫 사례가 됐다.
이에 따라 6월 29일까지 4개월여 기간 동안 총 906명의 의료진(동산의료원 소속 402명, 파견지원 504명)이 투입돼 무려 1,048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했다.
조 병원장 팀(공동1저자 감염내과 이지연 교수, 글로벌케어 김민진 연구원)은 이 논문에 전담병원 운영체계 확립과 자원 활용, 진료팀 구성, 의료인력 활용, 환자치료와 배치 등 시작부터 급박하게 돌아가는 의료현장 상황, 의료진의 활약과 노하우 등 모든 것을 담았다.
조 병원장은 "코로나19의 발병은 전 세계 모든 국가의 방역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위기는 병원이나 기타 의료시설들이 한정적인 자원으로 전례 없는 수의 신종 감염병 환자를 관리하는 전략을 요구한다"면서 "국가 간의 경험과 진료정보 공유는 발병에 즉각 대응할 대처방안을 개선시킬 수 있다"며 "C19 치료임상을 다룬 연구 간행물이 적지 않지만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 코로나19의 특성과 치료관리, 운영관리 등에 있어선 여전히 제한적이어서 우리는 2020년 봄 대한민국에서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서 경험을 기술한 이 논문이 비슷한 상황을 겪는 다른 나라에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특히, 대구동산병원이 조치한 세 가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자원과 인력 부족 등에 대처하는 데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조 병원장이 꼽는 대구동산병원의 세 가지 조치는 이렇다.
첫째는 빠른 병상 확보를 위해 본관 전체 공간을 오염구역으로 지정, 신규 입원과 영상검사 등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동선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대구동산병원엔 초기 3일 동안 200여명의 신환(신규환자)을 입원시킬 수 있었으며 이후 점차 병상을 증설해 중환자실 20병상 포함 465병상을 마련했다.
병원은 코로나19 환자와 의료진이 이동할 경로를 별도로 마련한 것을 비롯해 신환이 일반병동에서 중증으로 악화될 상황변화에 대비, 중환자실을 확대시켜 신속하게 옮길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와 함께 감염환자와 회복 중인 환자들을 분리하기 위해 별도의 건물에 회복 병동을 만들었다.(위 그림 배치도)
둘째는 체계화된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신종 감염병 대응에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게 진료와 운영시스템 관리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여기에 일원화된 진료와 운영지침을 신속하게 공유, 감염병 진료 경력과 경험이 없는 의료진과 직원들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진료현장에 빠르게 적응, 익숙해지도록 모든 자원과 전문지식을 정리, 개발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숙지토록 했다.
▲ 괜한 환자 치료의 오해와 부정적인 결과를 줄이기 위해 감염병, 중환자 치료 등 치료의 일관성 있는 표준화된 가이드라인과 ▲ 저산소혈증 없는 폐렴을 앓는 경증 환자와 중환자(심각한 폐렴, 급성 호흡곤란증후군, 다발성 장애 등)를 구분하는 치료 지침도 개발, 각 의료진에 지원했다.
코로나19 환자의 중증 폐렴 진행 상황을 예측도 중요하다고 여겨 객관화된 지표를 만들어, 고위험 환자를 집중 모니터링하기 위해 중환자실과 가까운 병동에 배치했다.
셋째는 정부, 지자체와 각 단체가 코로나19 전담병원에 코로나19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입원시킬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개인보호구 등)을 지원할 수 있게 도왔으며 이를 통해 대구지역의 상급종합병원이 일반 환자의 진료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
코로나19 전담병원 운영 초기엔 동산병원 의료진으로 모든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수 있었지만 환자수가 늘어나면서 피로에 지친 인력을 도울 더 많은 의료 인력이 절실했다. (아래 그래프 참조)
이에 타 지역의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신속하게 병원으로 급파하는 도움의 지원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공공병원 의사와 간호사, 군의관, 공중보건의, 간호장교가 파견됐다.
이후 민간 간호사와 자원 봉사하던 민간 의사들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참여했다.
의사회, 중환자의학회, 대한간호사협회 등도 자원봉사자 모집에 힘을 보탰다.
국가는 대부분의 주거비, 일비, 위험 급여, 인력 파견과 직접 연관된 기타 비용을 부담했다. 비정부기구 글로벌 케어(Global Care)도 파견을 지원했다.
이러한 노력과 지원을 받은 대구동산병원은 확진자 진료에 투입된 많은 의료진 수에도 불구, 단 한 명만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모두가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철저한 대처능력을 나타냈다.
이 논문은 이들을 상대로 개인 보호장구 착탈의에 대한 반복적인 교육과 모니터링, 개인보호구의 적절한 공급과 관리, 근무인력에 대한 사회적 거리 부여 규칙 등을 철저하게 점검하거나 강조해온 대구동산병원과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지켜온 현장 의료진의 노고가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 논문은 코로나병동에 투입되는 비의료인력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소, 방역 담당 직원이나 영양 담당 직원, 요양보호사 등 비의료인력은 신종 감염병이나 감염관리 등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연령대가 타 부서보다 높은 편이어서 감염이 되면 고위험군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는 게 이 논문의 지적이다.
이에 대구동산병원은 이들을 상대로 병동 투입 전 의료진에 비해 좀 더 경각심을 갖도록 여러 차례 반복 교육을 실시했으며 피드백을 거쳐 되도록 안전한 개인보호구 착탈의가 가능한 인력을 진료 현장에 투입,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왔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감염관리실장으로 활약한 이지연 교수는 "C19가 대규모로 유행 상황에선 기존의 종합병원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신속하게 진료기능을 바꿔 제한된 인적, 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일원화된 시스템이 필요했다"면서 "이 논문은 당시 대처했던 의료진과 직원 운용방안,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써 운영과 관리의 체계적인 매뉴얼 등 심층 깊게 제시한 사례를 정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4:42:30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