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신경성 주사·일반 주사 환자 비교'
김혜원 교수 "일반 주사 환자-신경성 주사 환자 '임상적 특징과 치료반응' 비교한 첫 연구"
신경성 주사, '홍조 병변에 작열감·따가움·감각 이상 등' 자극 과민 증상
홍반모세혈관확장성 주사 안면홍조·홍반 보이는 '전형적인 증상'
'정서적 스트레스', 주사 악화시킨다
논문 SCI급 저널 'The Journal of Dermatology'에 게재
[보건타임즈] 요즘처럼 추운 날엔 주사(Rosacea) 환자들의 고통이 크다.
실내외의 큰 기온 차로 혈관의 확장과 수축이 빨라져 안면홍조 증상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다.
주사는 코와 뺨 등 얼굴의 중간 부위가 빨개지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증상이 심하면 딸기코가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주사 환자들은 술을 먹지 않아도 취해 보인다거나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는 등 오해를 받아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주사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선 아직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국소 감염·음주·모낭충·화장품·스트레스 등 여러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주사를 깊이 다룬 연구들이 많이 발표되지만, 전문가들은 신경학적 조절 곤란이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지목하고 있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사진)팀(강석영 전공의 포함)은 고려의대 김일환 교수·한림의대 김광호 교수·서울의대 조소연 교수와 함께 작열감·따가움·감각 이상 등 신경학적 증상이 있는 신경성 주사 환자와 안면홍조·홍반이 보이는 전형적인 홍반 모세혈관 확장성 주사(ETR Erythematotelangiectatic Rosacea) 환자의 차이점을 분석한 '한국의 신경성 주사(Neurogenic Rosacea In Korea)' 연구에서 신경성 주사 환자의 임상적 특징과 이에 따른 치료법을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르면 대개 안면홍조가 나타나는 주사 환자에게 전형적인 치료방법(레이저·항생제·국소요법)을 써도 호전이 되지 않는다면 신경성 주사를 의심해봐야 한다.
신경성 주사 환자는 대부분 따가움·감각 이상 등 심각한 이상 감각을 호소한다.
김 교수팀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한림대 강남성심병원·한림대 성심병원·고려대 안산병원·서울시 보라매병원 등 4개 병원에서 진료받은 신경성 주사 환자 17명과 ETR 주사 환자 106명을 서로 비교, 분석했다.
신경성 주사 염증보다 붉음·작열감·따가움·감각 이상 등 신경적 증상 대부분
이 결과 신경성 주사 환자의 홍조 병변은 대부분 심한 작열감·따가움·심한 피부 감각 이상 증상이 함께 나타났다.
유병 기간은 5.7년으로 ETR 주사 환자(3.3년)보다 길었다.
홍반은 얼굴의 중심부보다는 양 뺨 전체에 더 심한 경향을 보였으며 구진(뾰루지)이나 고름집은 드물었다.
여기에 안구건조증·각막 출혈 등 안구 증상이 ETR 주사 환자보다 더 많이 관찰됐다.
반면 ETR 환자에게선 구진·농포·홍반·혈관 확장 등 증상이 뺨 앞쪽·코·턱·이마 등 얼굴 중심부에 나타났지만, 피부 감각 이상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신경성 조사 환자가 신경을 조절하는 약물치료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신경성 주사 환자의 82.3%(17명 중 14명)는 테트라사이클린, 아소트레티노인 등 일반적인 항생제 치료 요법에 반응하지 않았지만, 가바펜틴, 프레가발린 등 신경 기능을 조절하는 항경련제와 티아넵틴, 디아제팜, 둘록세틴 등 항우울제 투여 후 신경적 증상과 피부 징후가 개선됐다.
즉 주사 환자 중 전통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있다면 신경성 주사의 가능성을 고려해 항경련제, 항우울제와 같은 신경 약물을 사용하는 특별한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정서적 스트레스, 주사를 악화시킨다.
추가로 연구팀은 정서적 스트레스가 주사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봤다.
실제로 신경성 주사 환자 17명 중 3명은 우울증 등의 정신 질환이 동반됐다.
만성과 중증의 증상은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을 수 있으나 이들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제안이다.
또, 주사가 있을 땐 민감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사 환자 대부분이 홍반이나 열감이 올라오면 차가운 수건이나 얼음찜질로 피부의 열을 내리려 하지만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될 순 있으나 사실 더 많은 피부 자극을 줘 차가운 온도로 인한 신경 자극이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진료받는 것이 좋다.
김혜원 교수는 "주사는 주로 아시아인보다 백인에게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시아인에 대한 주사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면서 "이 연구는 일반적인 주사 환자와 신경성 주사 환자의 임상적 특징과 치료반응을 체계적으로 비교한 첫 연구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전에 국내 주사 환자와 만성질환, 항고혈압제 약물 사이의 관계를 분석해 당뇨와 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 추후 안면홍조증의 대표 질환인 주사 진단 확률이 높다는 연구를 발표해 주사에 관한 연구 기틀을 마련했다.
이밖에 김 교수가 속해있는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는 ‘민감성 피부와 안면홍조 클리닉’을 운영하며 난치성 안면홍조 환자들에 대한 치료와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를 다룬 논문은 SCI급 저널 '피부과학회지(The Journal of Dermatology)' 2020년 11월호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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