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세브란스, '심방세동' 조기 리듬 조절 치료로 잡는다

정보영·김대훈 교수, 차의과대 성정훈·양필성 교수와 '공동연구'
1년 안에 리듬 조절과 맥박수 조절 치료받은 환자 '1만 6,659명' 분석
리듬 조절치료 > 맥박수 조절 '치료 효과' 우수
차드-바스크 점수 낮은 65세 미만 중장년층 환자 '리듬 조절치료' 효과적
정 교수 "진단 초기에 리듬 조절치료 시작하면 맥박수 조절보다 효과적 확인"
성 교수 "진단 1년 이내 리듬 조절치료 받아 뇌졸중 등 예방하는 것이 중요"
리듬 조절 일차복합결과 연간 발생률 1.6%, 맥박수 조절 군 2%보다 '19% ↓'
논문, 국제학술지 '미국내과학회지 AIM'에 게재

[보건타임즈] 조기 리듬 조절 치료가 뇌졸중 위험도가 낮은 심방세동 환자에 맥박수 조절 치료보다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논문보기)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사진 상단 左)·김대훈(右), 차의과대학 심장내과 성정훈(하단 左)·양필성 교수(右) 연구팀은 뇌졸중 위험이 낮은 환자가 심방세동 진단 1년 안에 조기 리듬 조절 치료를 받으면 다른 치료 방법보다 뇌졸중 등 합병증 발생 확률을 낮출 수 있다며 7일 이같이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국제학술지 미국내과학회의 공식 저널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 IF 51.598) 최신호에 게재됐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정상적으로 수축하거나 이완하지 못해 심장 리듬이 깨지는 가장 흔한 부정맥이다.
혈액 흐름이 불규칙해지는 만큼 혈전(피덩어리)가 생기는 것은 물론 뇌졸중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뇌졸중 발생 위험을 5배 높이며 전체 뇌졸중 중 20%는 심방세동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선 뇌졸중 예방에 사용되는 항응고제를 기본으로 해 심방 리듬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리듬 조절 치료와 맥박수만 조절하는 맥박수 조절 치료를 시행한다.
리듬 조절 치료는 단순히 맥박수를 조절하는 것을 넘어 전극도자 절제술와 같은 시술 등을 추가해 심장 리듬 자체를 치료하는 적극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리듬 조절 치료에서 동반하는 항부정맥제의 독성 등으로 치료 효과에 의문이 있었다.

정 교수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뇌졸중 위험이 큰 환자가 1년 안에 리듬 조절 치료를 받으면 맥박수 조절 치료보다 효과가 높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영국의학저널(The BMJ) 2021년 5월 게재)

이번 연구에선 뇌졸중 위험이 낮은 환자에 조기 리듬 조절 치료의 효과가 더 뛰어난지를 조사했다.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차드-바스크 점수(CHA2DS2-VASc score)를 활용했다.
차드-바스크 점수는 고혈압, 당뇨병, 나이 등을 통해 뇌졸중 위험도를 예측해내는 계산법이다.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 2011~2015년 뇌졸중 위험이 낮은(차드-바스크 점수 2점 미만) 심방세동 환자 1만 6,659명을 상대로 리듬 조절 치료의 효과를 연구했다.

환자가 1년 안에 리듬 조절과 맥박수 조절 치료를 받았을 때 심혈관질환 사망허혈성 뇌졸중심부전 입원심근경색 등 심방세동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사건들을 종합한 ‘일차복합결과’와 사망두개강 내 출혈소화기계 출혈 등 심방세동과 관련된 안전 사건, 심장 압전심장성 실신심장박동기 삽입방실차단 등 리듬 조절 치료의 합병증으로 예상되는 사건을 합한 ‘복합안전사건’을 겪을 위험도를 각각 분석해 들어갔다.

이 결과, 리듬 조절에서 일차복합결과 연간 발생률 1.6%로 맥박수 조절 군(2%)보다 19% 낮았다. (그림)
복합안전사건의 경우 리듬 조절, 맥박수 조절 군 사이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뇌졸중 위험이 큰(차드-바스크 점수 2점 이상) 심방세동 환자의 위험률도 조사했다.
리듬 조절 치료를 받은 환자는 일차복합결과가 연간 6.6% 발생, 맥박수 조절 환자(7.7%)보다 14% 낮게 확인됐다.

또 뇌졸중 위험도와 상관없이 리듬 조절과 맥박 수 치료 군 사이에선 복합안전사건의 위험도 차이가 없어 맥박수 조절 치료 대비 리듬 조절 치료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차드-바스크 점수가 낮은 65세 미만 중장년층 환자에서 리듬 조절 치료가 효과적이었다.

정 교수는 "뇌졸중 위험이 큰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기 리듬 조절치료가 우수하다는 이전 연구에 이어 위험이 낮은 환자도 진단 초기에 리듬 조절 치료를 시작하면 맥박수 조절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는 진단 1년 이내에 리듬 조절 치료를 받아 뇌졸중 등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