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상 철서울대학교병원장
존경하는 김신복 서울대학교 부총장님, 서울대학교병원의 역사를 만들고 이끌어 오신 역대병원장님과 명예교수님, 서울대학교병원을 아끼고 사랑하는 내외귀빈과 서울대학교병원 교직원 여러분!
오늘 역사적인 대한의원 100주년·제중원 122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 주신 여러분들께 충심으로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존경하는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은 1907년 3월 15일 고종황제의 칙령 제9호로 의정부 직속의 국립병원인 대한의원이 설립된 지 100년이 되는 날입니다. 또한 금년은 근대의학의 씨앗을 뿌린 국립병원 제중원이 탄생한지 122년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국가 의료발전을 선도해 온 국가중앙병원, 서울대학교병원은 우리나라 근대의학의 출범과 발전의 토양이 되었던 제중원과 대한의원의 뿌리깊은 역사적 성찰을 통해 대한민국 의학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고자 합니다.
근대의학의 출범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국가와 영욕의 세월을 함께 해 왔던 우리병원의 역사를 되돌아 볼 때, 저는 참으로 가슴 벅찬 감회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병원에 끝없는 애정과 한결같은 마음으로 성원을 보내주시는 내외귀빈 여러분들을 모신 가운데, 오늘의 역사적인 기념식을 주관하게 된 것을 크나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내외귀빈 여러분 그리고 교직원 여러분!
100년전 오늘, 국립병원인 대한의원의 설립을 계기로 서양 근대의학은 우리나라 국가의료체계의 중추가 되었고 의학교육과 진료를 통합한 모델이 제시되었으며, 이후 우리나라 보건위생의 새로운 표준이 마련되었습니다.
하지만 대한의원은 고통의 역사도 가지고 있습니다. 일제강점으로 이어진 암울했던 시대에 탄생하였기에 일본의 한국 강점 후 조선총독부의원이 되었고, 다시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부속의원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20세기 전반기의 불행한 역사 때문에 그 간 서울대학교병원의 전사(前史) 역시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였습니다. 물론 지금의 서울대학교병원은 대한의원이 아니고 식민지 시대의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부속병원은 더더욱 아닙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해방 이후 국가중앙병원이자 국민의 병원으로서 식민지배가 남긴 여러 부정적 유산과 전쟁의 참화를 극복하면서, 역대 선배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국민적 성원 하에 재탄생한 병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서울대학교병원의 역사적 토대를 망각해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현실이 어떤 역사적 경험 속에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깊이 성찰할 때, 오늘 우리의 행위가 열어갈 미래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서울대학교병원은 대한의원 100주년을 맞아 과거의 역사를 냉철히 성찰하고 그를 경험적 준거로 하여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자 합니다. 대한의원 본관인 시계탑 건물은 근대 의료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100년 역사를 묵묵히 증언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00년 뒤에도 이 건물이 남아서 오늘의 일을 증언하리라는 점을 생각할 때, 저는 역사의 냉엄함을 생각하며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외귀빈을 비롯한 교직원 여러분!
우리 앞에는 대한의원 100년을 성찰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놓여 있습니다. 그것은 지난 과거의 경험과 전통을 바탕으로 영광스러운 100년의 역사를 다시 써나가는 것입니다. 이미 서울대학교병원은 지난해 New Vision을 선포하며 전 교직원이 함께 ‘대한민국 의료를 세계로’ 이끄는 보람찬 역사를 만들어 가자고 다짐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서울대학교병원이 지난 한 세기 동안 수행해왔던 국가중앙병원의 역할을 뛰어넘어 향후 100년, 200년 뒤에도 그 영광을 계속 이어가고자하는 의지이자 의료를 통해 인류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겠다는 서울대학교병원인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약속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을 사랑하시는 내외귀빈 및 병원가족 여러분!
서울대학교병원은 오늘의 이 뜻 깊은 자리를 계기로 국가와 국민에 대한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소명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과 연구 그리고 진료를 통해 글로벌시대의 국가의료경쟁력을 선도해 나가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새로운 100년을 위한 웅비를 다짐하는 오늘, 그동안 서울대학교병원을 지키고 이끌어주신 모든 분들의 숭고한 뜻과 열정에 마음깊이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한결같은 애정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내외귀빈과 서울대학교병원 가족여러분께 충심으로 감사드리며 행복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8: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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