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암을 다루는 언론보도가 심각성을 부각시켜 위협감만 높일 뿐 예방법엔 너무 소홀하다는 지적과 함께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총장 이강현) 박기호 암관리정책학과 교수는 심민선 인하대 교수, 김용찬 연세대 교수, 계수연 국립암센터 박사 연구팀과 1,138건의 암을 다룬 보도를 국가암등록통계와 함께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19개의 신문매체(종합일간지 16개, 의학전문지 3개), 3개의 TV매체(KBS, MBC, SBS)와 1개의 통신사에서 5년간 보도한 13,500여 건의 암을 다룬 기사 중 매체별 보도 량에 따라 무작위 층화 추출한 1,138건을 '확장된 병행과정 모델'에 입각, 내용분석을 실시했다.
이 결과, 구체적인 암 예방법을 알려주기보다 심각성만 부추겨 위협감을 높이는 보도가 많았다.
암 발생률, 사망률, 증가율 등 실제 현황엔 심각성을 크게 부각시켰지만 예방법에선 내용이 부실하거나 충분치 않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게다가 정작 부각시켜야 할 조기예방에 필요한 정기적인 암 검진이나 금연엔 지면을 허용조차 않았다.
이와 함께 조사한 보도물 중 30% 이상이 조기에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는 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의 예방법에 대해선 언급조차하지 않았다는 게 연구팀의 시각이다.
통계를 다룬 보도내용을 들춰보면 ▲발생률과 사망률 대비 폐암과 위암 ▲증가율 대비 유방암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예방법을 아예 빼버리거나 불충분했다는 것이다.
또 ▲발생률에서 피부암, 간암, 췌장암 ▲사망률에선 피부암과 췌장암 ▲증가율에서는 폐암, 간암, 췌장암이 다른 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심각성이 부각됐다는 것.
의료계와 병원 계 일각에선 "▲최근 늘어난 대중종합지와 경제지, 종편기자, 일부의학전문기자들의 의학상식 부재 ▲부당, 극심 등 자극 주는 제목의 기사내용을 머리기사로 다루는 언론사의 보여주기 식 편중의식 ▲국민보건보다 주목 끌만한 문제의 현장기사 발굴 등의 원인으로 사실과 다르게 왜곡돼 보도됨으로써 수정해달라는 뉴스소스 제공 처와 더러 마찰을 빚는다"며 "이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써 주는 기사가 보도되길 기대하겠다"고 전했다.
사례로 평소 내원한 환자 수를 기자가 아무런 잣대 없이 자신의 목적에 따라 입맛대로 줄였다, 때론 크게 부풀려 늘려 보도하는 것을 언론의 문제로 봤다.
가령 평소 기자자신도 아는 내원환수를 감염사고가 터졌다면 크게 감소했다거나 아니면 대형병원쏠림을 이슈로 다루게 되면 약을 받거나 진료대기시간을 문제 삼는다는 거다.
박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건강을 다룬 보도가 사실과 근거에 입각한 균형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암과 같이 심각성이 널리 알려진 질병일수록 실천 가능한 예방법 등을 소개, 기사를 읽는 사람들에게 과도한 두려움이나 불안보다는 예방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인식을 주는 것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JKMS) 최신호'에 실렸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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