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빚 투성이 국공립병원

국공립병원 부채와 누적적자가 각각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재정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한나라당 안명옥의원(보건복지위)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2004~2007 국공립병원 운영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전국 158개 국공립병원 중 자료제출을 거부한 일부 병원을 제외한 123곳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6년 말 기준으로 전국 123개 국공립병원의 부채액은 총 1조188억원 이었다.

연도별로는 2002년 7,630억원, 2003년 7,277억원, 2004년 8,762억원, 2005년 9,385억원, 2006년 1조188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누적적자액도 2007년6월 기준으로 1조223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채액 상위 10개 기관으로는 서울대병원이 1,567억원으로 전체 부채액의 10%를 차지했고, 화순전남대병원(682억), 충북대병원(572억), 서울시립보라매병원(473억) 순이었다. 특히 서울대병원과 부산시의료원을 제외한 8개 병원은 부채액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누적적자액 상위 10개 기관으로는 서울대병원이 1,214억원으로 전체 누적적자액의 11.9%를 차지했고, 부산시의료원(628억), 서울시립보라매병원(592억), 충북대병원(445억)이 뒤를 이었다.

운영손익 분석결과 매년 1,121억원 씩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1,606억원, 2005년 1,181억원, 2006년 1,024억원 등으로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어 현재 추세대로라면 부채와 누적적자가 계속 가중될 수밖에 없는 운영구조라는 것을 반증한다.

의약품 및 의료장비 대금도 체불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체불금액은 2007년6월 현재 의약품 973억8천만원, 의료장비 28억7천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7개 지방의료원, 3개 적십자병원, 1개 노인전문요양병원, 1개 정신질환자요양병원에서는 약 58억원의 직원급여도 체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은 “직원 급여까지 체불된다는 것은 재정난이 심각한 수준을 넘어 위기수준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직원들의 근무의욕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이로 인한 불만은 결국 서비스의 질 저하 등으로 나타나 환자들에게 되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시설장비 보강을 위해 매년 1,406억원의 국고보조금이 지원되고 있다. 연도별로는 2004년 1,252억원, 2005년 1,429억원, 2006년 1,538억원으로 매년 지원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재정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것은 기존의 적자보전식 지원으로는 재정여건을 개선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안 의원은 “국공립병원들은 만성적인 부채와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병원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인한 서비스 질 저하와 피해는 모두 환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공공의료기관의 공익성을 감안해 국고보조금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막대한 적자를 국민세금으로 막으려는 방식의 지원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국공립병원이 구조개선과 핵심역량 개발을 통해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공공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재정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